20200414
아들아, 봄길은
숨 이병창
아들아, 봄길은
가만가만 걸어야 한다
사람의 발길이 가까울수록
땅바닥에 붙어 피는 민들레가
너의 발밑에서 떨고 있구나
너는 지금 맨땅 위를
걸어가고 있지 않다
네가 걷는길은
온 우주의 힘이 여린 순으로
올라오는 길
빛을기다려온
빛을 향한 순례를 떠나는
생명들의 머리 위를 지나가고 있다
아들아, 봄길은
숨을 죽이고 걸어야 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피어나는 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주어진 운명을 필연으로 받아들인
봄꽃들의 아픈 미소를 읽으며
걸어야 한다
봄길은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95 | 다연 요가원 개원[10.31] | 구인회 | 2009.10.31 | 2416 |
794 | 진달래교회 이병창목사 귀신사 법요식 축사(2017.5.3)| [1] | 구인회 | 2017.05.03 | 2412 |
793 | 진달래마을에 주시는 말씀(2005.2.13) | 구인회 | 2008.03.06 | 2410 |
792 | 이병창 시집 <심봉사 예수> 출판기념회 [1] | 구인회 | 2016.12.11 | 2408 |
791 | 대리초 가족들의 불재나들이 | 도도 | 2016.07.03 | 2408 |
790 | 불재 상사화 [1] | 도도 | 2019.08.27 | 2407 |
789 | 불재에 피어난 민들레 홀씨 카운트다운 | 도도 | 2017.05.09 | 2406 |
788 | 눈이 소록소록 내리는 아침에 | 비밀 | 2009.03.03 | 2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