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28
냉장고
시인 주평무
언제나 냉정해야 한다
온정에 약해지면 끝이다
현실은 냉혹한 것
냉철하지 않으면 부패를 피할 수 없으리
신선하게
두고두고 오래 먹으려면
차가워야 하리라
여는 나나
열린 너나
냉정을 잃으면 끝이다
온갖 양념을 다하고
정성들인 값비싼 음식에다
몸에 좋은 인삼 녹용 보약도
상하면 버리는 것
맛을 잃으면
먹을 수 없는 것
끝나는 것이다
항상 언제나
사사로운 애정에 조심할 일과
맘 문 단단히 닫고
속 깊은 곳에 냉기를 유지할 것
삶의 열정이란
냉정을 유지할 떄만 아름다운 것이므로
- 작가의눈(2020 통권 27호)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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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면서
목사님이신 주평무님은
도장 기술을 달인에게 배우신 적이 있다는데
뫔 글자를 옥에 새겨서 가져오셨다
가운데 십자가 모양이 있고
위 네모는 돛을 나타내고
아래 네모는 배 몸체를 상징하는 모양으로
디자인하셨단다
돛단배를 타고 인생을 항해할 떄
자기 십자가를 지고
무릇 뫔을 지켜서 잘 익은 영혼으로
건너가라는 염원을
도장에 새겨 담으셨을 것이다
연록의 바람이 살랑부니
어기여차 돛을 달고
동틀 때까지 쉬이쉬이
건너가고 건너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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