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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리에 앉으라

2011.08.07 09:27

물님 조회 수:6297

       낮은 자리에 앉으라

                                                           루가 14: 7-11

 

길을 모르고 방황하는 사람에게 길을 잘 아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행운이다. 그리고 그 사람과 함께 동행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우리에게 그리스도 예수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죽어서 천당가기 위한 수단으로 예수를 믿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삶을 삶답게 살아내는 비결과 힘을 얻고자하는 이에게 예수는 살아있는 그리스도가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예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예수의 길은 한마디로 낮아지고 낮아져서 누구도 가지 않으려는 골고다의 십자가까지 이어졌다. 그 분의 삶은 더 이상 내려설 수 없는 낮아짐과 섬김과 비움의 생애였다. 그런데도 그 삶 속에 길과 진리와 생명이 있다고 성서는 증언하고 있다.

 

 

인생의 길을 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은 겸손한 마음이다. 잔치자리에 갔을 때 스스로 높은 자리에 앉으려 했다가 망신당하는 그런 사람 되지 말고 맨 끝자리에 앉아 있다가 주인의 영접을 받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라고 예수는 말씀하고 있다. 세상은 내 앞에 있는 사람을 끌어내리고 나를 스스로 높이려 혈안이 되어 있지만 그런 방식으로 살지 말라는 말씀이다. 오히려 남을 도와서 남이 나보다 앞장서게 하는 사람, 남을 꽃피우게 하고 이웃이 잘되게 하는 사람이 되어 보라는 말씀이다. 바로 이런 사람이 사는 곳이 천국이다. 그는 경쟁으로 살지 않고 원수를 만들지 않기 때문에 평화를 누릴 수 잇다.

 

 

노자는 자신의 보배에 대하여 이렇게 표현했다. 불감위천하선(不敢爲天下先). 스스로 나서서 다른 사람보다 앞장서려하지 말라는 뜻이다. 이 말씀을 적용해 본다면 엘리베이터를 탈 때 안에 있는 사람들이 미처 나오지도 않았는데 먼저 밀고 들어서는 사람 되지 말라는 말이다. 노약자나 임산부가 있으면 양보와 배려의 미덕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뜻이다. 힘이 있다고 약자를 억압하고 그나마 조금 가진 것을 빼앗는 사람 되지 말고 일체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인간이 되라는 말씀이다. 한 송이 꽃, 한 마리 새에서도 생명과 진실과 아름다움의 나라를 볼 수 있는 사람은 누군가를 밀어내고 앞장서려하지 않을 것이다.

 

 

낮은 자리에 앉는 사람이 되라는 말씀을 알아듣고 실천하는 사람은 겸손하고 사심 없고 거룩한 사람이다. 그들을 가리켜 그리스도인이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