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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왼손을 쓸쓸하게 하지 말라

2012.03.25 09:02

물님 조회 수:6092

네 왼손을 쓸쓸하게 하지 말라

 

                                                                                     마태 5: 38-48

상대가 오른 뺨치면 오른뺨 까지 대주고 속옷 달라하며 아예 겉옷까지 주라는 말씀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상대가 요구할 권리가 없는 것까지 요구한다하더라도 그것을 주라는 말씀은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에게는 터무니없는 가르침으로 생각될 수 있다.

시장에서 장사하는 사람들 가운데 단골이 많은 장사꾼의 특징이 있는 데 그들은 덤을 잘 활용한다는 데 있다. 고객이 자신이 지불한 돈만큼 정상적으로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거기에 덤을 얹어 주면 가슴이 훈훈해지고 기분이 좋아지기 마련이다. 깍쟁이 같은 장사꾼만 보던 사람들은 덤을 주는 그 가게에 다시 찾아가기 마련이다.

낚시하는 사람들 역시 밑밥을 자신이 낚시하는 곳에 아낌없이 뿌려둔다. 그래야 언제라도 그 곳에 가면 고기를 잘 낚을 수 있게 된다.

인생을 풍요하게 살아가는 힘은 상대가 원하는 것 이상을 베푸는 덤의 씨앗을 뿌릴 줄 아는 데 있다. 삶을 아름답게 살고 모험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은 가게 주인이 무엇인가 하나를 더 얹어주는 것처럼 그렇게 조금 더 베풀 줄 아는 데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실속을 차리기 위하여 혈안이 되어 있지만 그렇게 사는 사람이 행복하게 살수는 없다. 그런 이들은 하나도 안주고 열 개를 가지려는 욕심쟁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상대가 원하는 열 개를 주고 백 개, 천개를 가질 수 있는 삶의 방식을 말씀해 주고 있다. 그것은 일본이 과거의 식민지 마다 원한을 사고 있고 영국은 과거의 식민지에서 존경을 받는 것과 같을 것이다.

세상이 아무리 삭막하다하더라도 덤의 원칙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원칙으로 풍요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세상의 소금과 같은 사람이다 재산의 80퍼센트를 자선하는 빌 게이츠가 여전히 세계적 부호인 것은 그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계산을 뛰어넘는 자선을 행할 줄 알 때 그는 그 순간 마음의 그릇이 커지게 된다. 그 그릇이 잇을 때 물질은 물론 행복을 담을 수 있는 준비가 되는 것이다.

데카그램 수련 가운데 자선을 베푸는 데 인색한 사람들, 너무나 계산적인 삶의 방식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 천원 권으로 3만원을 준비하여 아낌없이 구제하는 데 사용해 보라는 과제를 제안하기도 한다. 어떤 판단 분별이 일어나기 전에 재빠르게 돈을 주는 방식을 실천하면 삶의 에너지가 바뀌게 된다. 한마디로 마음의 그릇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금년 일년 동안 얼마나 베풀어 보았는가. 남은 해 동안 삼만 원만 베풀어 보자. 어떤 심적 변화가 일어나는지 경험해보자.

일전에 식당에서 밥을 먹는 데 어떤 부인이 엿과 떡을 사달라고 찾아왔다. 얼마냐고 물었더니 4천원이라고 했다. 그녀의 얼굴을 보는 순간 그녀의 가족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엿을 하나 샀다. 살아가면서 나에게 찾아오는 선행의 기회는 그렇게 많지 않다. 기회가 찾아 올 때 내가 어떤 방식으로 그 순간을 맞이하느냐가 내 존재의 현주소라는 점을 이해해야만 한다. 내가 적은 시 가운데 왼손의 쓸쓸함에 대하여 라는 시가 있다.

 

왼손의 쓸쓸함에 대하여

 

이 병 창

기쁨의 도시라는 거대한 간판 아래

거리에서 태어났다 죽어가는 사람들이 널려있었다.

이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자문하며 걸어가던

켈카타의 거리

한 여인이 구걸의 손을 불쑥 내밀었다.

아이 업은 그녀의 손바닥에 동전을 올려놓자마자

그녀는 재빠르게 손을 거두어들인 다음

다른 손을 내밀었다.

이게 웬일인가

나는 무표정한 그녀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았고

그녀는 군중 속으로 사라졌다.

오늘 오후 햇빛에 취해 있노라니

내 기억속의 그녀가 걸어 나와

내 앞에 다시 서있다.

전생을 내려놓지 못한 내 오른손의 부끄러움

쓸쓸한 나의 왼손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

08. 4.3

오른 속으로 행한 일을 붙잡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왼손은 늘 쓸쓸하지 않은가. 상대가 원하는 것에 대하여 그 이상으로 대하는 것은 사실 자기 자신의 영혼을 잘 대하는 방식의 삶이다. 나는 일생에 단 한번 일 수 있는 그 기회 앞에서 나의 왼 손을 사용하지 못한 것에 대하여 아쉬움이 크다. 그 때 나는 힘도 지혜도 부족했었다. 내가 만일 켈카타의 그 녀에게 오른 손으로 천원 주고 왼손으로 5달라를 줄 수 있는 힘이 있었더라면 나는 더 큰 사람이 되어 있었을 것이다. 푼돈을 주어 놓고 그것에 매어버린 내 꼴이 너무나도 우습지 않은가.

예수의 말씀은 내가 나를 진정으로 변화시킬수 있는 삶의 실천원리를 담고 있다. 내가 어떻게 나의 영혼을 잘 대하고 스스로를 행복하게 할 수 잇는가에 대한 덤의 비결을 가르쳐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