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1065
  • Today : 943
  • Yesterday : 927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2640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3 봄은 울면서 온다 도도 2014.03.25 2499
142 눈 / 신경림 구인회 2012.12.24 2499
141 당신의 모습 [1] 물님 2009.09.01 2499
140 희망가 물님 2013.01.08 2498
139 민들레 [2] 운영자 2008.11.19 2498
138 새해 첫 기적 [1] 도도 2011.01.01 2497
137 웅포에서 [1] 하늘꽃 2008.06.24 2497
136 풀 -김수영 물님 2012.09.19 2495
135 안부 [3] file 물님 2009.03.05 2493
134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물님 2012.07.01 24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