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의 편지 / 내 안에 거하라
2013.04.07 18:40
햇살이 봄을 닮아 나날이 화사해지던 날,
지난 가을에 알게 된 한 여인이 잊지 않고 다시 찾아왔습니다.
우울증으로 인해 늘 기운 없는 모습으로 주변을 배회하다가
‘공간’에 들렀던 30대 후반의 여인이었습니다.
아내의 상태가 불안해서였는지 남편은 3살 된 딸 아이를
영아원에 맡겼다고 합니다.
우울증의 끝이 곳곳에서 끔찍하게 나타나는 요즘이기에
간간히 찾아올 때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대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젊고 건강한 그녀에게서 ‘기쁨’을 앗아 갔을까요?
그녀의 마음자리는 어디쯤일까요?
우리는 자기 마음의 자리가 어디인지도 의식하지 못한 채
진이 빠질 정도로 바쁘게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씨앗 속에서 생명이 발아를 하듯 모든 존재들은
자기 의지와 관계없이 무엇인가의 안에서 존재가 시작되고,
또 무엇인가의 안에서 존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생명의 자리와 죽음의 자리가 있고,
고달픈 자리와 평안의 자리가 있으며
소망의 자리와 절망의 자리가 있습니다.
시내 ‘공간’과 집을 오가며 생활하다보니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따뜻하고 평안하게 감싸주는
남편 곁에서 자고 나면 몸이 풀리고 새로운 기운을 얻게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분은 ‘내 안에 거하라’는 말씀으로
자리에 대한 중요성을 깨우쳐 주십니다.
맡기고 그분과 하나가 되어
그 뜻대로 살아가는 것이요,
그렇게 될 때 드디어 우리 삶에 그분의 역사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놀라지 마십시오!
그분이 내 안에 계시면 나의 독백과 생각까지도 응
우울증은 생명을 살리는 긍정의 자리, 기쁨의 자리 에 거하지 못하고 어둡고 차가운 밖에서 배회하는 안타까운 증세겠지요. 부정적인 사고가 우울증으로 발전하면서 우리의 삶의 자리를 절망의 끝으로 치닫게 합니다. ‘내 안에 거하라’고 하시는 그분은 이어서 말씀하십니다.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요15:4) 우리가 주님을 영접했다는 사실만으로 그분 안에 온전히 거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 분 안에 거한다는 것은 택함을 입은 상태에 머물러 있지 않고 온전히 그분의 인도하심에 모든 것을답하시고, 내가 원하지 않은 것까지도 먼저 알아서 예비하시고 인도하시며 누구도 알아주지 못하는 깊은 속사정까지도 알아주십니다. 세상의 모든 수고가 헛된 것이지만 그분 안에서의 수고는 헛된 것이 아닙니다.(고전15:58) 우리가 언제까지 택함을 받은 자로만 안일하게 머물러서는 안 될 것입니다. 택함을 받은 기쁨이 잠시 지나고 나면 우리는 자칫 자신의 오만함으로 그분 안에 거하지 못하고 밖에서 배회하는 곤고한 삶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저만치 서있는 한그루 작은 나무가 팝콘처럼 꽃망울을 담고 숨 가쁘게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봄을 맞아 우리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쁨처럼...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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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쁘게 꽃망울을 떠뜨리고자 빛을 모으는 봄꽃처럼
봉오리를 맺는 메세지가 평화를 줍니다.
오셔서 소중한 말씀을 주시는 가온님께
세상을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