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서 10장 나는 내 목숨을 버리기 위해 왔습니다
2021.06.20 21:15
20210620
히브리서 10장 나는 내 목숨을 버리기 위해 왔습니다
숨 이병창
새벽에 일어나 카톡을 열어 보다가 일전에 소천하신 이영재목사를 클릭했다. 이제는 카톡에서 지워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문득 올라왔지만 여전히 사진을 바라보며 마음으로 대화를 하고 있는 나를 보면서 그대로 두기로 했다. 촛불이 타오르다가 입김 하나에 공간에서 사라지듯이 인생이란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촛불과 같은 것임을 다시 실감하는 시간이었다.
히브리서 10장을 읽으면서 가슴 속에서부터 떠오르는 것은 인생이란 소중한 기회임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몸을 입고 지구에 보내어졌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선물이 주어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지구에 보내어진 인생의 의미를 모른다면, 내가 누구이고, 무엇이고, 나의 영원한 미래가 무엇인지 모른다면 인생은 바다 위에 떠도는 쓰레기 중에 하나일 수 있다. 하지만 나라는 존재가 가진 비밀을 발견했다면 나는 나보다 더 크고 무한한 존재임을 알게 된다. 나는 쓰레기 중의 하나가 아니라 지구의 보석 같은 존재이다. 나는 이런 관점에서 『데카그램』 서문에 ‘나(I AM)는 나보다 더 무한히 큰 존재이다’라고 적었다.
한 알의 씨앗 속에는 거목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다. 하나의 알 속에도 생명의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다. 인간 역시 하늘나라를 담고 키워낼 수 있는 위대한 가능성의 존재라고 예수는 하늘나라의 비유를 통해 강조하셨다. 인간의 의식은 어떤 바다보다도 크고 어떤 고난도 이기고 승리할 수 있는 믿음의 힘을 가질 수 있다. 그것은 내가 소아적 나가 아니라 대아적인 나로 깨어날 때 일어나는 일이다. 그것은 육적 자아의 알 껍질을 깨고 영적 자아로 거듭날 때 가능하다. 하나님은 우리가 우주 전체를 담을 수 있는 큰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소망하고 있다. 예수는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소망을 깨닫고 그 소망을 온몸을 불살라 증거했다.
@ 완성에서 완전으로
계란 안에서 병아리가 되었다면 어찌 됐건 완성이라 할 수 있다. 율법의 세계는 완성(9)으로 끝이 난다. 그러나 율법의 한계는 하나님께 나아가고자 하는 이들을 완전하게 할 수 없다. 그것은 하나님의 계획은 인간이 알 껍질을 깨고 나가 무한한 하늘을 날아가는 자유로운 존재가 되기를 바라시기 때문이다. 거기에 완전(10)의 길이 있다. 율법의 의는 부모가 시키는 것만 잘하는 자식과도 같다. 그러나 똑똑한 자식은 그 단계에 멈추지 않는다. 부모에게 용돈만 타내는 자식이 아니라 부모에게 용돈을 드리는 자식이다.
율법의 기능은 과거의 죄를 기억하게 하는 데 있다. 유대인들은 해마다 속죄일에 피를 뿌리고 희생양을 바쳐 죄를 고백했다(레위기 16장). 그리고 단식을 하면서 저지른 잘못을 회개했다(레위기 23:26-32). 그런 행위의 반복은 그들이 죄를 지었다는 과거의 사실을 기억하게 하고, 관점을 바꾸면 하나님께도 나의 죄를 반복해서 기억하게 하는 일이었다. 바로 이점을 통찰한 영혼의 사람들이 있었다.
이사야는 희생 제사보다 올바로 사는 것이 더 중요하고 하나님은 손종하지 않는 자들의 제사는 받지 않으신다고 했다(사 1:10-17, 66:3-4). 사무엘도 사울왕에게 희생 제사보다 순종이 하나님을 기쁘게 한다고 가르쳤다(사무엘상 15:22). 시편 저자는 하나님은 제물과 예물을 원하지 않고 번제물과 속죄 제물도 기뻐하지 않는다고 노래했고(시편 40:7), 의로운 제사와 번제를 흐믓해 하신다고 했다(시편 51:19). 바로 이런 예언자와 시편 저자의 영맥을 이어 예수는 이런 고백을 하였다.
“하나님, 황소와 염소의 피로는 흡족해 하실 수 없는 당신은 당신의 제단에 희생제물로 삼으시려고 저를 인간이 되게 하셨습니다. 죄를 용서받고자 당신 앞에 죽여 태운 희생제물도 당신의 마음을 흡족하게 해 드릴 수는 없었습니다. ‘보십시오, 성경에 기록된 대로 제가 당신의 뜻을 이루려고 목숨을 버리기 위해 왔습니다’ 나는 내 목숨을 버리기 위해 왔습니다.”(5-9) 이 말씀은 봄을 알리기 위해 지기 위해 핀다는 진달래 정신을 담고 있다. 진달래는 역사의 봄을 알리고 역사의 십자가를 진다는 의미이다.
@ 거룩한 사람이 되게 하려
인간을 죽으라고 노력해도 100점 미만으로 가두는 세계에서 인간의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끝없이 회개를 하도록 윽박지르는 율법의 굴레에서 완전과 거룩함은 거리가 멀다. 하나님의 계획은 인간을 완전하게 하고 거룩하게 하는 데 있었다(10). 그리스도는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 오셨고 완성했다. 이런 의미에서 그리스도는 완전한 희생 제사를 드린 완전한 제사장이다(10:11-18).
그리스도의 제사장직에 담겨있는 의미와 그분의 희생으로 이루어진 일이 무엇인지 알았다면 히브리서 독자들은 충실한 신앙생활을 하여야 한다고 저자는 권면하고 있다 (10:19-39). 신앙을 받아들인 뒤에 어렵고 힘들다고 신앙을 버리는 선택을 하는 것은 얼마나 불행한 일인지에 대해 말씀하고 있다. 당시에 히브리서 독자들은 모욕과 박해를 많이 받아왔다. 그 과정에서 흔들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또한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고 있었다.
저자는 신앙생활이란 혼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 어울리며 격려하여야 한다고 말씀한다. 이를 위해서 함께 모이는 모임에 참여를 열심히 하여야 한다. 초대교회의 모임에는 성찬례, 기도모임, 성경모임, 공동식사, 봉사모임 등이 있었다.
믿음의 가치를 짓밟는 것은 그리스도를 멸시하는 것과 같다. 그것은 성령을 모독하는 행위이고 구원의 통로를 스스로 막아버리는 행위이다. 이런 행위는 하나님의 거부를 초래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모욕과 폭력 속에서 힘겨운 역사의 여정을 통과했다. 눈앞에 고난을 두려워하지 않고 믿음의 확신을 지켜낸 분들에 의해 오늘 우리에게 복음이 전해질 수 있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내가 누구이고, 무엇이고, 나의 영원한 미래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자신이 지구에 온 목적을 알고 살아가는 사람이 복 있는 사람이다. 하나님은 그런 사람들을 영생의 삶으로 축복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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