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4704
  • Today : 303
  • Yesterday : 1527


걸음마

2012.11.30 06:34

도도 조회 수:2272

걸음마

 

나는 기어간다.

젖 냄새 향기로운

당신을 향하여

나는 섰다가도

기어가는 게 빠르다.

 

당신은 나를 서서

걸어오라 하신다.

나는 양팔을 벌려

균형을 잡고

한두 발 걷다가 쓰러지면

그 자리엔 항상

당신이 계신다.

나의 양팔은 한 순간 넘어지지만

당신의 양팔은 항상 벌려져 있어

잡고 서다가 놓고 서다가

혼자서 걷는 나

비척이다 넘어지는 나

 

황량한 들판으로

세찬 바람 속으로

산꼭대기까지

그 어디라도

 

손뼉치며 안아주시는

부드러운 목소리 들리는

오늘 나는

당신을 향하여

열 발도 넘게 간다

 

20121129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0 서로의 모습 속에서 [2] 하늘 2011.04.18 3106
239 주전자 명상 [1] 도도 2011.01.15 3102
238 무엇 [1] 요새 2010.01.18 3097
237 특별한 선물 [2] 하늘 2010.12.20 3083
236 친구 [4] 요새 2010.01.28 3083
235 쑥 바라보기 [2] [2] 도도 2013.03.29 3076
234 가련하다 여기지 마세요 [4] 이슬 2010.09.08 3076
233 애고머니 [1] 지혜 2010.06.04 3074
232 이천 십년 붓다 [1] 지혜 2010.05.27 3069
231 2010 송년모임 [1] 에덴 2010.12.20 30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