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 김수영
2011.12.11 06:24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43 |
보리피리
[1] ![]() | 구인회 | 2010.01.25 | 1592 |
342 | 고독에게 1 | 요새 | 2010.03.21 | 1592 |
341 |
진달래 ∫ 강은교
![]() | 구인회 | 2010.02.23 | 1597 |
340 | 길 [2] | 요새 | 2010.09.09 | 1599 |
339 | 이별1 | 도도 | 2011.08.20 | 1599 |
338 | 사랑하는 까닭 [3] | 물님 | 2009.09.27 | 1601 |
337 |
섬진강 / 김용택
![]() | 구인회 | 2010.02.18 | 1605 |
336 | 감각 | 요새 | 2010.03.21 | 1607 |
335 | 행복 | 요새 | 2010.07.20 | 1608 |
334 | 절망은 나무 벤치 위에 앉아 있다. | 물님 | 2021.12.09 | 1609 |
바람맞으면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
사람도 센바람을 맞은 사람이 야무지게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