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1514
  • Today : 1239
  • Yesterday : 1501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1654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3 보리피리 [1] file 구인회 2010.01.25 1592
342 고독에게 1 요새 2010.03.21 1592
341 진달래 ∫ 강은교 file 구인회 2010.02.23 1597
340 [2] 요새 2010.09.09 1599
339 이별1 도도 2011.08.20 1599
338 사랑하는 까닭 [3] 물님 2009.09.27 1601
337 섬진강 / 김용택 file 구인회 2010.02.18 1605
336 감각 요새 2010.03.21 1607
335 행복 요새 2010.07.20 1608
334 절망은 나무 벤치 위에 앉아 있다. 물님 2021.12.09 1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