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포에서
2010.12.05 19:47
이 병 창
입춘이 지난 철새들은
근질거리는 날개짓으로
시베리아의 꿈을 털고 있다.
배들은 모두 떠나가고
물그림자만 길게 남아서
옛 이름을 지키고 있는 웅포
내 소년기 영혼의 성감대를
열어젖히던 덕양정의 갈대 소리가
오늘은 더욱 푸근하다.
세상은 변한 건 없다.
새롭게 모양 낸 강둑을 따라
여전히 하루에 두 번씩 오고 가는
조수의 흐름처럼
나도 때마춰 너에게
오고 갈 뿐.
이제는 피도 눈물도 썩고 썩어서
어떤 대책도 없는 황토빛으로
흘러가는 금강
아침 노을보다는
더욱 황홀한 석양 끝에 서서
나는 또
기다리고 있다.
네가 질 때까지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03 | 꿈 길에서 1 | 요새 | 2010.03.15 | 1523 |
302 | 바닷가에서 | 요새 | 2010.07.21 | 1523 |
301 | 물 [1] | 샤론(자하) | 2012.03.12 | 1523 |
300 | 님의 침묵 [1] | 물님 | 2009.05.29 | 1524 |
299 |
초 혼(招魂)
[1] ![]() | 구인회 | 2010.01.28 | 1524 |
298 | 원시 -오세영 | 물님 | 2012.07.01 | 1524 |
297 | 빈 들판 - 이 제하 | 물님 | 2012.05.07 | 1525 |
296 | 까비르 "신의 음악" [1] | 구인회 | 2012.06.26 | 1525 |
295 | 석양 대통령 | 물님 | 2009.05.13 | 1527 |
294 |
섬진강 / 김용택
![]() | 구인회 | 2010.02.18 | 15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