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추 리 신동엽
톡 톡 두드려 보았다.
숲속에서 자라난 꽃 대가리
맑은 아침 오래도 마셨으리 비단 자락 밑에 살 냄새야,
톡 톡 두드리면 먼 상고(上古)까장 울린다.
춤추던 사람이여 토장국 냄새
이슬 먹은 세월이여 보리타작 소리
톡 톡 투드려 보았다.
삼한(三韓)적 맑은 대가리
산 가시내 사랑,다 보았으리
하늘 향기에 노오란 꽃몸을 들어 손짓하는 불재의 원추리 숲 속 그늘 밑 고개 숙인 채 가만이 있는 것을 푹 퍼다가 심어논 들풀이 저렇게 노란꽃으로 환생할 지 몰랐습니다. 예배시간이 끝나면 밥먹으러 가는 게 아니라 먼저 잠시 헤어진 가족을 만나러 가지요 그 꽃 저나무 어찌들 살고 있는지... 나를 알아보는 지 저 꽃은 자꾸 웃어대고 저 나무는 복실이 꼬리처럼 자꾸 손을 흔들어댑니다 여기 불재 땅덩어리를 붙잡고 재미지게 살고 있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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