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1866
  • Today : 701
  • Yesterday : 1043


세상의 등뼈

2011.06.13 23:40

물님 조회 수:2721

 

 

세상의 등뼈

                       정끝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것
혈혈단신 땅에 묻힌 너의 뿌리 끝을 일깨우며
배를 대고 내려 앉아 너를 기다려준다는 것

논에 물을 대주듯
상처에 눈물을 대주듯
끝 모를 바닥에 밑을 대주듯
한 생을 뿌리고 거두어
벌린 입에
거룩한 밥이 되어준다는 것, 그것은
사랑한다는 말 대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93 그리움 [2] file 샤말리 2009.01.12 2496
292 그대들의 문은 열려있습니다 [3] file 구인회 2009.06.13 2499
291 고독에게 1 요새 2010.03.21 2500
290 문수암(내 손버릇을 고쳐놓은시) [3] 하늘꽃 2008.08.15 2502
289 눈동자를 바라보며 [1] file 운영자 2008.12.28 2503
288 벼 - 이 성부 [1] 물님 2011.10.03 2504
287 순암 안정복의 시 물님 2015.02.17 2506
286 평화의 춤 [1] 물님 2009.05.18 2506
285 山 -함석헌 구인회 2012.10.06 2506
284 자녀교육을 위한 시 - 칼릴 지브란 물님 2018.06.05 2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