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9594
  • Today : 820
  • Yesterday : 1280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1554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3 인생을 말하라면 물님 2011.12.05 1539
82 새벽밥 물님 2012.09.04 1538
81 한동안 그럴 것이다 물님 2011.05.05 1538
80 이별1 도도 2011.08.20 1537
79 '손짓사랑' 창간시 file 도도 2009.02.03 1535
78 밥이 하늘입니다 물님 2010.11.29 1534
77 최영미, 「선운사에서」 물님 2012.03.05 1533
76 풀꽃 - 나태주 [2] file 고결 2012.03.06 1532
75 눈물 [1] 물님 2011.12.22 1531
74 어디 숨었냐, 사십마넌 물님 2009.08.31 1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