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2031
  • Today : 866
  • Yesterday : 1043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2692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3 민들레 [2] 운영자 2008.11.19 2545
262 간절 - 이재무 물님 2012.09.06 2547
261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1] 물님 2011.10.10 2550
260 폼 잡지 말고 [1] 하늘꽃 2011.06.02 2550
259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물님 2012.07.01 2550
258 눈 / 신경림 구인회 2012.12.24 2550
257 선생님 [5] 하늘꽃 2008.11.22 2552
256 나비 / 류 시화 [1] file sahaja 2008.06.16 2553
255 시론 물님 2009.04.16 2553
254 매미 -이병창 [1] file 하늘꽃 2007.08.29 2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