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7603
  • Today : 544
  • Yesterday : 1079


최영미, 「선운사에서」

2012.03.05 08:14

물님 조회 수:3799

최영미, 「선운사에서」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시_ 최영미 - 1961년 서울 출생.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 『꿈의 페달을 밟고』, 『돼지들에게』, 『도착하지 않은 삶』, 장편소설 『흉터와 무늬』, 산문집 『시대의 우울: 최영미의 유럽일기』, 『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 『화가의 우연한 시선』,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 등을 출간함. 이수문학상 수상.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3 예수에게.1 / 물 [1] file 하늘꽃 2007.09.01 3564
232 보리피리 [1] file 구인회 2010.01.25 3565
231 나는 배웠다 / 샤를르 드 푸코 [1] file 구인회 2010.07.27 3569
230 보내소서~힘 되도록~ [2] 하늘꽃 2008.06.06 3570
229 봄밤 - 권혁웅 물님 2012.09.20 3570
228 배달 [1] 물님 2009.03.12 3578
227 구름 한 점 file 구인회 2010.02.02 3579
226 마음의 지도 물님 2012.11.05 3580
225 별속의 별이 되리라 -잘라루딘 루미 구인회 2012.06.30 3590
224 바다는 file 운영자 2007.09.09 35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