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63924
  • Today : 1141
  • Yesterday : 1357


담쟁이

2014.05.13 06:28

물님 조회 수:3318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3 고독 [4] file sahaja 2008.05.18 3565
82 낙타 [1] 물님 2011.09.19 3567
81 당신은 [5] file 하늘꽃 2008.09.18 3573
80 여물 [4] 운영자 2008.07.21 3603
79 달팽이.2~ [1] 하늘꽃 2008.06.09 3609
78 Rumi / Say I Am You 나는 너라고 말하라 [4] sahaja 2008.04.16 3612
77 굼벵이 이병창 간다 [2] 하늘꽃 2008.04.29 3641
76 예수에게 1 [3] file 운영자 2008.04.20 3654
75 사하자입니다~! [3] file sahaja 2008.08.27 3663
74 강물이 인간에게 [3] 운영자 2008.04.27 36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