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2010.09.09 09:13
이 병 창
길을 보면 가고 싶다
가을걷이 끝나가는
산길을 돌아서
마침내 석양이 지는 곳
퇴적암처럼 쌓여진
나의 이별들을
지우고 또 지우다가
이제는 어떤 산새의 울음 소리
흘러가는 물 소리에도
귀를 닫고 가는 길
이승의 길들은 모두
나에게로 가고 있다.
이렇게 끝이 날 수는 없다고
소리 죽여 울고 있는 산천
바로 이 길을 따라서
나는 길 없는 저 산 너머로
노아의 배를 만들러 가야 한다.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모두 지나가 버린 길을 보면
나는 숨이 차다
길을 가면 나도
길이 되고 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43 | 전화 -마종기 시인 | 물님 | 2012.03.26 | 1947 |
342 | 문태준 - 급체 | 물님 | 2015.06.14 | 1954 |
341 | 차안의 핸드폰 [3] | 하늘꽃 | 2009.01.13 | 1958 |
340 | 사랑하는 까닭 [3] | 물님 | 2009.09.27 | 1960 |
339 | 안개 속에서 [1] | 요새 | 2010.03.19 | 1960 |
» | 길 [2] | 요새 | 2010.09.09 | 1961 |
337 | 감각 | 요새 | 2010.03.21 | 1962 |
336 | 독일 발도로프학교 아침 낭송의 시 | 물님 | 2009.04.16 | 1963 |
335 | 보리피리 [1] | 구인회 | 2010.01.25 | 1963 |
334 | 풀꽃 [1] | 물님 | 2010.12.30 | 1963 |
아직가지 않은 길.. 더 멀리 가야할 길을 찾아 길 떠나는 님
그 길을 가고 안가고는 그 사람의 마음이겠지만
이승의 모든 길은 나로부터 나고 있으며,
그 길이 바로 '나'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