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8964
  • Today : 745
  • Yesterday : 1297


山 -함석헌

2012.10.06 08:41

구인회 조회 수:4256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3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2] 물님 2009.07.03 4178
102 음악 [1] 요새 2010.03.19 4175
101 서정주, 「푸르른 날」 물님 2012.09.04 4174
100 나는 우주의 것 - 정명 키론 2011.11.21 4174
99 오 늘 - 구상 물님 2011.05.16 4172
98 아직 가지 않은 길 [2] file 구인회 2010.02.05 4170
97 바람 잘 날 없어라 / 박노해 [1] file 구인회 2010.02.04 4168
96 언젠가도 여기서 [1] 물님 2012.06.18 4167
95 파랑새를 찾아서...(한글판요^^) [1] file 이규진 2009.06.26 4167
94 봄 눈 / 물 [2] 하늘꽃 2008.02.22 4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