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5640
  • Today : 912
  • Yesterday : 1033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4352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3 사철가 [1] 물님 2009.03.16 4126
262 당신은 file 물님 2009.06.01 4126
261 빈 들판 - 이 제하 물님 2012.05.07 4127
260 봄날에 [1] 요새 2010.01.01 4129
259 산수유 댓글 file 심영자 2008.03.29 4132
258 갈 대,, `신경림 구인회 2010.03.15 4133
257 거룩한 바보처럼 물님 2016.12.22 4136
256 흰 구름 [1] 요새 2010.07.06 4141
255 신록 물님 2012.05.07 4141
254 시바타도요의 시 물님 2017.01.27 4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