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7716
  • Today : 657
  • Yesterday : 1079


눈 / 신경림

2012.12.24 23:00

구인회 조회 수:3409

           눈 / 신경림



      내 몸이 이 세상에 머물기를 끝내는 날
      나는 전속력으로 달려 나갈 테다
      나를 가두고 있던 내 몸으로 부터
      어둡고 갑갑한 감옥으로 부터

      나무에 붙어 잎이 되고
      가지에 매달려 꽃이 되었다가
      땅속으로 스며 물이 되고 공중에 솟아 바람이 될테다
      새가 되어 큰곰자리 전갈자리까지 날아올랐다가
      허공에서 하얗게 은가루로 흩날릴 테다

      나는 서러워하지 않을 테야
      이 세상에서 내가 꾼 꿈이
      지상에서 한갓 눈물자국으로 남는다 해도
      이윽고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때 가서 다 잊는다 해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3 하늘꽃 [3] file 하늘꽃 2008.10.23 3416
312 사랑이 명령하도록 하라 [2] 물님 2016.02.05 3419
311 꼬리잡기 [5] 운영자 2008.09.15 3420
310 나는 나날이 운영자 2008.06.18 3425
309 오 늘 - 구상 물님 2011.05.16 3428
308 파랑새를 찾아서...(한글판요^^) [1] file 이규진 2009.06.26 3430
307 강 - 황인숙 물님 2012.07.12 3430
306 포도주님독백 [7] 하늘꽃 2008.08.21 3431
305 안부 [3] file 물님 2009.03.05 3433
304 선생님 [5] 하늘꽃 2008.11.22 3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