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없는 말 – 비언어적인 언어의 해독 - 숨 이병창
2022.07.31 19:45
20220731
말 없는 말 – 비언어적인 언어의 해독
마태 5:43- 6:4
숨 이병창
지난주에는 인간발달의 대인관계 신경생물학(Interpersonal Neurobiology) 시리즈로 출판된 펫 오그덴(Pat Ogden)의 ‘감각운동 심리치료’라는 책을 읽었다. 신경생물학은 인간을 둘러싼 다양한 분야의 학문적 성과를 통합하여 인간 경험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복잡한 인간의 마음과 뇌의 구조와 기능이 정서적 경험으로 형성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저자는 1장의 시작을 ‘몸은 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사람에게 많은 이야기를 전달한다’라는 말로 시작하고 있다. 몸은 신체 습관을 일반적인 기억방식으로 인식하지 않고 비언어적인 언어로 말하고 있다. 비언어적 언어는 말 없는 말, 또는 말 이전의 말이라 할 수 있다. 몸 뿐만 아니라 모든 자연은 말 없는말을 하고 있다.
몸에 있어 비언어적 언어는 내장 감각, 자세, 긴장 또는 이완, 움직임, 몸짓, 표정, 자율신경 각성 수준의 변화, 심장박동, 호흡, 신체 증상 등이다. 비언어적인 몸의 언어를 알아차려 자신의 말로 표현할 때, 현재의 삶을 힘들게 하는 행동을 통찰할 수 있고, 더는 쓸모가 없어진 오래된 패턴을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발견하게 된다고 통찰하고 있다. 오그덴은 무의식에 지배받는 습관과 행동의 변화는 인간의 통합적 치료에 도움을 준다고 강조한다.
몸의 비언어적 언어란 몸이 원형적으로 가지고 있는 자연지능(natural intelligence), 곧 몸의 지능, 또는 몸의 지혜를 전제하고 있다. 이 개념은 임상심리학이나 상담과 심리치료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몸은 물질의 덩어리가 아니라 많은 유형무형의 요인들이 모여 있는 ‘몸’이다. 따라서 몸은 통합적 사고로 보아야지 분석적으로만 보면 생명의 실상을 놓치게 된다. 몸은 순간마다 호흡, 움직임, 감각, 태도, 분위기 등의 영향을 주고받는다.
인간의 인식은 언어로 표현될 때 구체적으로 분명해진다. 하지만 수 없는 반복에 의하여 습관이 된 행동은 생각할 필요 없이 행동하기 때문에 몸의 언어를 알아듣기 전에는 알아차리기 어렵다. 저자는 이러한 습관적 행동을 절차적 기억(procedural memory)이라고 한다.(p.109) 몸의 언어를 알아차려 절차적 기억이 하는 말을 알아차림이 삶으로부터 떠오르는 경험이다. 날마다 보고 만나는 대상이 습관화되면 흘러가는 시간의 연속일 뿐이다. 이런 크로노스이 시간이 끝이 나는 순간 삶은 감탄과 감동의 연속인 ‘오늘’이 된다.
인간의 불행은 몸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무시하는 데 있다. 몸은 머리의 작용인 사고(thought)와 가슴의 감정(emotion), 배의 작용인 움직임(movement)을 통하여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 신호에 대한 무지는 인간이 건강을 잃어버리고, 중심을 잃은 채 살아가는 결정적 원인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혜로 채워져야 할 머리에는 온갖 염려와 걱정의 쓰레기가 가득 차 있고, 사랑으로 채워져야 할 가슴 역시 질투와 선망으로 채워지고 있다. 데카그램은 각 사람이 어떤 위치에서 길을 잃고 있는가를 알려주는 지도이다.
@ 다양한 비언어적 채널
비언어적인 언어를 알아차려 자신의 언어로 표현한다는 개념은 인간이 다차원의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힌트가 된다. 습관이나 성격, 컬러로 옷 입고 있는 이 세상, 내가 지금 바라보고 있는 모든 대상을 이해하는 데도 마찬가지이다. 바로 그 시작이 몸의 언어를 읽는 데 있다. 몸의 언어를 듣게 되면 자연스럽게 맘의 언어도, 그 넘어의 영성과 신성의 언어도 들을 수 있게 된다. 그것은 내 가슴속의 가슴의 소리를 듣는 것이다. 예언자들은 자신 안에서 말씀하는 신의 세미한 음성을 듣는 사람들이었다.
붓다는 몸의 비언어를 읽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조언을 하고 있다.
“뭇 삶을 청정하게 하고, 슬픔과 비탄을 뛰어넘게 하고 고통과 근심을 소멸하게 하고, 바른 방도를 얻게 하고, 열반을 실현시키는 하나의 길이 있으니 곧 네 가지 새김이라.
-몸에 대해 몸을 관찰하라
-느낌에 대해 느낌을 관찰하라
-마음에 대해 마음을 관찰하라
-사실에 대해 사실을 관찰하라
(맛지마 니까야. 제1권 p.240. 불학연구원)
우리는 일상의 매몰된 삶, 크로노스의 시간으로부터 깨어나야 한다. 깨어나는 새벽이 모든 이에게 같은 것은 아니다. 늦잠 자는 이에게 아침 해의 장엄함이란 없을 것이다. 굼벵이의 아침과 매미의 아침이 같을 수 없다. 부활은 내가 나로부터 깨어나는 것이다. 내가 만물로부터 깨어나는 부활이 있어야 삶은 아름답다. 부활의 눈이 열릴 때 모든 존재의 비언어를 알아차리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은 애매모호한 어둠으로 덮여있다. 악마는 인간의 눈을 어둡게 한다. 그 어둠은 애매함과 불명료함이다. 눈먼 자들이 권력의 칼을 차고 큰소리치는 유치함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왜 이럴까? 그것은 인간 존재와 인간의 존엄한 생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전적인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무지한 자는 눈먼 자이다. 그들은 가슴 속의 가슴의 소리를 듣는 귀가 멀어있다. 한마디로 영적인 농맹아들이다.
@ 깨어난 자의 삶
예수께서는 하늘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셨다.(마태5:48) 여기에서의 완전이란 하늘이 선한 자 악한 자를 구분하지 않고 비와 햇빛을 내려 주는 것 같은 자연스러움이다. 이런 완전함의 예가 되는 사람이 선한 사마리아 사람이다.(누가 10:30-36) 그는 도적한테 상처를 입고 죽어가는 사람을 상처를 싸매주고, 말에 태우고 여관에 데리고 가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했고 숙박요금까지 지불했다. 그리고 추가되는 돈에 대해서까지 갚겠다고 했다.
죽어가는 사람을 외면한 제사장과 레위인은 누구인가? 그들은 종교인이다. 사마리아인들을 개 취급하는 유대인이었다. 그들은 종교가 삶이 아니라 직업이었다. 예수는 사마리아인과 종교인 중에 누가 더 하나님의 선하심에 더 가까이 간 사람이냐고 묻고 있다. 어쩌면 제사장이나 레위인도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었다면 아마 나서서 다친 사람을 구해내지 않았을까?.
사마리아인의 완전함은 그가 길을 잃고 피를 흘리는 사람을 구할 수 있는 용기와 능력으로 드러났다. 그는 자신의 영예를 위해 사람을 살리지 않았고 이른바 착한 일이라 생각하고 한 것도 아니었다. 그는 어떤 보상도 기대할 수 없는 사람을 살린 것이다. 사랑은 말과 잡다한 설명이 아니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랑이 진짜 사랑이다. 하나님의 자비를 구하며 신음하는 자에게 하나님의 손발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기꺼이 한 사마리아 사람이 우리가 본받아야 할 모델이다.
@ 참사랑이란
예수께서는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말씀을 주셨다. ‘네 몸처럼’, 이는 자신을 사랑할 수 있을 때 이웃을 사랑할 수 있다는 말씀이다. 사랑이 참사랑이 되려면 자기 존중의 감각이 있어야 한다. 자기 존중의 감각은 자신의 무한한 가치를 인정하고 자신이 사랑을 받을 만한 존재임을 인정하는 데서 발휘된다. 그러나 이 감각이 사라지면 자신을 증오하게 된다.
자신을 사랑할 수 있을 때 이웃 사랑이 가능하다. 이웃을 사랑할 수 있을 때 하나님을 사랑할 수 있다. 이러한 인과관계가 있기 때문에 자신을 무시하고 증오하는 사람은 이웃도 하나님도 증오하게 된다. 나 자신의 마음 상태와 삶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얻고 싶다면 내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를 분석하며 살펴보는 데 있다.
우리는 지구학교에서 영혼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고 있다. 영혼의 사다리는 참을 향해 올라가는 사다리다. 사다리는 한번에 몇계단 씩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그 계단을 하나씩 올라갈 때마다 우리는 이기심을 넘어서는 사랑의 힘과 능력이 커질 것이다. 사랑의 속성은 사랑을 하게 되면 사랑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사랑을 받게 된다. 하나님의 사랑안에 머무는 사람은 그가 지구에 온 존재 이유를 실현시킨다. 자기 만족과 거래를 하는 사랑이 아니라 참되고 복된 사랑을 하게 된다. 바로 그런 사람이 사마리탄이다. 그런 사람이 존귀한 지구의 보석이다.
# 눈부시게 밝은 빛을 뿜어내는 불재 회화나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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