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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 보물창고와 홀로그램 지옥의 공존

                                      이 병창

 

달빛이 밝은 날, 창밖의 나무 그림자가 흔들리고 있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빛을 받으면 그림자가 나타난다. 빛이 없다면 그림자도 없을 것이다. 인간 역시 자기 존재의 그림자가 있다. 자신을 탐구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존재의 벽과 같은 그림자를 직면하게 된다. 이럴 때 그림자는 자기 각성과 구원으로 가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데카그램은 한 인간에게 있어 성격이란 그 사람의 독특한 집착이며 그림자라는 통찰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시계 반대 방향의 번호는 그 사람의 접혀진 날개와 같은 것이며 행복과 불행의 양면성이 들어 있다. 인간의 내면은 보물창고와 홀로그램 지옥이 함께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그림자란 내가 가장 피하고 싶고 싫어하는 것들이다. 사람들의 실수는 자신의 그림자를 거부하고 인정하지 않거나 그림자를 연구, 분석하고 싸운다는 데 있다. 그림자를 아무리 분석하고 연구한다 한들 결코 빛에 도달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빛을 선택해야 빛에 도달한다는 이 단순한 진실을 이해할 때까지 인간의 방황은 끝이 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빛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자기(I AM) 이해' 이다. 나를 안다는 것은 자신의 얼을 아는 것이다. 얼이 빠져나간 시체를 생각해보면 육체가 가 아님을 알 것이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자기 이해가 없는 사람을 얼빠진 x’ 또는 철부지라고 했다. 몸 옷이 내가 아니라 몸 옷 속의 나를 자각할 때 의 존재됨이 드러나게 된다. 그러므로 나를 이해하는 것이야 말로 지혜의 알파요, 오메가 이다. 얼 빛이 내 머리 정수리를 뚫고 나의 머리(이성)와 가슴(정서)과 배(의지와 행동)의 중심을 잡아 줄 때 그림자는 사라질 것이다. 그 때 삶의 지겨움과 허무가 끝이 나고 햇빛을 잘 받아 성장하는 식물들처럼 영혼의 성장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얼이 깨어난 사람들은 싫은 일, 나쁜 일이 없다. 일체가 배움이고 경험이다. 내 삶의 모든 조건들은 나의 나됨을 위한 하늘의 선물임을 알게 된다. 인간의 행복과 불행이라는 틀은 에고의 영역에서 적용되는 언어일 뿐이다. 지구학교에서 우리는 삶의 교과서를 통해서 잘 배우고 경험하면서 나에게 주어진 인생을 열심히 파고 들어가야 할 것이다. 기분 나쁜 일이 발생했을 때 거기에서 무엇을 배울지를 깊이 생각하는 것이야 말로 내 마음을 지키는 복된 삶의 근원이 될 것이다. 상상조차 하기 싫은 끔찍한 일이 찾아 왔을 때, 그 아픈 경험이 무엇을 뜻하는가를 알아보려고 힘써야 할 것이다.

영혼의 각성과 성장이란 화가 나거나 슬프거나 두려움을 느낄 때 그것에 반응하는 자기 자신을 바라보고 배움을 얻는 데 있다. 그리하여 내가 나를 알아가는 지혜를 얻게 되는 것이다. 지내 놓고 보면 나의 고통이라고 하는 것들은 모두 이유가 있어서 일어난 것임을 알게 된다. 하늘과 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식물들을 성장시키고 있는 것처럼 나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모든 일들 또한 나의 영혼을 성장시키기 위한 은혜이다.

삶이 지겹고 고통스럽다고 푸념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들은 아직도 빛을 만나지 못했고 따라서 자기 어둠과 그림자를 만나지 못한 사람들이다. 자신의 그림자가 무엇인지 모르는 무지상태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만물이 빛을 받아야 사는 것처럼 인간 역시 빛을 받아야 하고 외부에서 에너지가 들어와야 살 수 있는 존재이다. 자기 성장이 없는 사람들은 삶이 지겨워지고 본인만 모르고 있을 뿐, 타인에게 지겨움의 대상이 되기 마련이다. 그들은 타인의 에너지를 빼앗으려고 하는 약탈자로 살아간다. 바로 이것이 에고의 영역에서 벌어지는 이 세상의 모습이기도 하다.

빛을 받으면 그림자가 생기기도 하지만 그림자가 없어지기도 한다. 빛을 받는 사람들은 태양빛을 받은 달처럼 자신이 받은 빛을 다시 되쏘게 된다. 이것이 자아초월이요 회광반조(回光返照)의 삶이다. 이 밤에도 보름달 빛을 받은 산천은 저마다 달빛을 되쏘고 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 (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