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 김수영
2011.12.11 06:24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03 | 빈 들판 - 이 제하 | 물님 | 2012.05.07 | 2859 |
202 | 「짐승이 되어가는 심정」 | 물님 | 2012.08.13 | 2858 |
201 | 설 밑 무주시장 / 이중묵 | 이중묵 | 2009.03.03 | 2858 |
200 |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1] | 물님 | 2011.10.10 | 2855 |
199 |
산수유 댓글
![]() | 심영자 | 2008.03.29 | 2855 |
198 | 신현락, 「고요의 입구」 | 물님 | 2013.01.08 | 2852 |
197 |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 물님 | 2012.07.01 | 2852 |
196 |
초 혼(招魂)
[1] ![]() | 구인회 | 2010.01.28 | 2852 |
195 | 3분간의 호수 - 서동욱 | 물님 | 2012.05.23 | 2849 |
194 | 연애시집 - 김용택 [2] | 물님 | 2010.10.29 | 2845 |
바람맞으면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
사람도 센바람을 맞은 사람이 야무지게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