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6681
  • Today : 752
  • Yesterday : 991


山 -함석헌

2012.10.06 08:41

구인회 조회 수:2641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3 그대는 웃으려나 /함석헌 구인회 2012.10.27 2791
222 이육사 유고시 -광야 물님 2021.06.10 2794
221 님의 침묵 [1] 물님 2009.05.29 2796
220 전라도길 구인회 2010.01.26 2796
219 행복해진다는 것 [1] 운영자 2008.12.04 2797
218 물님! 나는 천개의 바람 (들어 보세요) [1] file 하늘꽃 2010.03.06 2799
217 흰 구름 [1] 요새 2010.07.06 2799
216 나는 나 I 마에스터 에크하르트 (Master Eckhart) 구인회 2012.07.24 2802
215 봄날에 [1] 요새 2010.01.01 2804
214 봄밤 - 권혁웅 물님 2012.09.20 2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