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 안수사
2020.06.21 07:58
고산 안수사(安峀寺)
숨 이병창
숨이 찬 것은
아래 세상만이 아니었네
밧줄 부여잡고 오르다가
몸보다 빨리 가려는 마음을
다독이는 길
안수사 오르는 길
날마다 허물을 벗어
이제는 알몸만 남은 배롱나무가
대웅전 앞에서
봄바람을 맞고 있다.
2020.5.1
*안수사 창살문에 밀라레빠의 ‘무상의 노래’가 걸려있다. 허망한 세상에서 불멸의 행복 찾아 수행에 정진할 것을 노래한 시다. 무상을 노래한 게송으로 압권은 구마라습의 제자 승조(383-414)가 있다. 그는 불교의 박해로 31살에 참수를 당하면서 다음과 같은 게송을 남겼다.
四大元無主 (사대원무주)
五蘊本來空 (오온본래공)
將頭臨白刃 (장두임백인)
猶似斬春風 (유사참춘풍)
사대로 된 몸은 본디 내가 없고
오온으로 된 마음도 본래 공이다
이제 내 머리를 흰 칼로 베겠지만
이는 봄바람을 자르는 것과 같다
안수사와 고산성당
天 佛 親 橋
완주군 고산면 계봉산 안수사 오르막 길 초입에 조그만 콘크리트 다리가 있습니다. 원래 이곳에는 나무로 된 조그만 임시 다리가 있었는데 큰 비만 오면 유실되어 안수사에 가려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골칫거리 였답니다. 10여년전 고산 성당 대건회 회원 최지선 박종남 이승호 임경남 김광태등 10여명은 돌과 시멘트를 날라 이곳에 조그만 콘크리트 다리를 건립했습니다. 그 해 성탄절 안수사의 주지스님은 화환으로 보답하였고 이듬해 부처님오신 날에는 고산 성당의 신원철 안토니오 신부님께서 꽃다발로 화답하였다고합니다. 그리하여 1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성탄절과 부처님탄신일에는 이 조그만 다리 위로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축하의 화환이 오고갑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항상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것 임을 깨닫게 해주는 미담입니다. 이 작은 미담이 작금(昨今)의 전쟁터 팔레스티나 가자지구에까지 울려 퍼지기를 소망합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1 | 로열블루 | 도도 | 2020.09.02 | 2814 |
70 | 접천 | 도도 | 2020.07.11 | 2525 |
» | 고산 안수사 | 물님 | 2020.06.21 | 2308 |
68 | 종남산 송광사 | 도도 | 2020.06.14 | 2353 |
67 | 익산 석불사 | 물님 | 2020.05.08 | 2319 |
66 | 귀신사(歸信寺)(2) | 물님 | 2020.05.01 | 2306 |
65 | 귀신사의 뒷모습 | 물님 | 2020.05.01 | 2315 |
64 | 알렉산드리아에서 | 물님 | 2020.01.16 | 2320 |
63 | 파랑 - 숨님의 시 | 도도 | 2019.12.21 | 2319 |
62 | 두륜산 대흥사 - 숨 이병창 | 도도 | 2019.06.30 | 23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