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의 가슴은 - 물님의 시
2015.08.17 13:39
오늘 나의 가슴은
- 고백교회 설립 29주년 기념 시(한완상 전통일원 부총리 강연)
물 이병창
올해가 광복 70주년이라고 한다.
언제 한 번이라도 빛을 보는 나라였다고
광복이라는 말을 사용할까.
다시 빛을 본 날이라는 말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
일본군이 주둔하던 용산에는 미군이 들어앉고
48년 8월 15일에야 한반도의 남쪽에
반쪽정부가 세워졌는데
광복 70주년이라는 말이 나에게는 서럽다.
이천여명 일본 군대에 수만명 동학군이 살육당한
우금치 전투를 생각하다가
일본대사관 앞에서 오늘도 사과와 배상을 외치고 있는
정신대 할머니들의 외침을 생각하다가
아직도 친일파들이 득세하면서
쪽박 찬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능멸하는
이 나라의 현실을 생각하다가
오늘 아침 내내 눈물만 쏟았다.
일제 36년 동안 손가락을 잘라서
진충보국 멸사봉공이라는 혈서를 쓴 유일한 조선인
박정희의 진짜 이름은 다카기 마사오
오카모토 미노루라는 독립군 잡는 인간 백정이었다.
그의 딸이 지금 청와대의 주인 노릇하는 나라에서
"역사는 무거운 짐입니다.
말로만 애국애국 천번 만번 떠벌이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불보다 뜨거운 가슴으로 일본 대사관 앞에서 분신을 하신
최현열 선생의 소식은
흐르던 눈물마저 멎게 한다.
머리로 쓴다면야 못 쓸 것도 없겠지만
오늘 아침 나의 가슴은
광복의 시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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