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3398
  • Today : 1108
  • Yesterday : 1145


문수암

2019.05.29 05:44

물님 조회 수:1665

문수암

 

 

눈치 없는 사람에게도

밥 한 그릇 나누는 암자

문수암 올라가는 솔숲 속에는

춘란향이 그득하다.

 

속진에 절은 코를 세수하며 가노라니

어떤 이가 난을 캐고 있다.

춘란이 보고 싶으면

산을 찾으면 될 것을,

제 자리를 떠나게 하면

풀도 사람도 고생일 텐데

살고 죽는 인연을 내려놓은

저 풀 한 포기만도 못한 짓을

인간들이 하고 있구나.

 

산신각 호랑이는 이런 때

무엇하나 모르겠다고 푸념하다 보니

그 사이 춘란 향이 내 코를 떠났구나.

제 자리에서 홀로 자라고

말없이 죽어 가라는 하늘의 뜻을

또다시 확인하는 길

문수암 올라가는 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 그 꿈 물님 2014.09.14 1849
29 오늘 나의 가슴은 - 물님의 시 file 도도 2015.08.17 1845
28 밤새 어깨 밑에서 [1] 물님 2014.11.08 1838
27 지리산 천은사 물님 2014.08.17 1806
26 달아 - 물 도도 2015.04.02 1799
25 접천 file 도도 2020.07.11 1792
24 산은 높고 ㅡ 물 [1] 도도 2017.08.08 1771
23 초파일에 물님 2014.08.17 1771
22 빛깔의 바다는 ㅡ 물 [1] 도도 2017.08.08 1769
21 고산 안수사 물님 2020.06.21 17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