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67388
  • Today : 658
  • Yesterday : 980


걸음마

2012.11.30 06:34

도도 조회 수:3155

걸음마

 

나는 기어간다.

젖 냄새 향기로운

당신을 향하여

나는 섰다가도

기어가는 게 빠르다.

 

당신은 나를 서서

걸어오라 하신다.

나는 양팔을 벌려

균형을 잡고

한두 발 걷다가 쓰러지면

그 자리엔 항상

당신이 계신다.

나의 양팔은 한 순간 넘어지지만

당신의 양팔은 항상 벌려져 있어

잡고 서다가 놓고 서다가

혼자서 걷는 나

비척이다 넘어지는 나

 

황량한 들판으로

세찬 바람 속으로

산꼭대기까지

그 어디라도

 

손뼉치며 안아주시는

부드러운 목소리 들리는

오늘 나는

당신을 향하여

열 발도 넘게 간다

 

20121129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0 그릇들의 대화 [1] 요새 2010.03.19 4016
49 꿈을 안고 살아 가는 넌... [3] 요새 2010.06.01 4029
48 애고머니 [1] 지혜 2010.06.04 4037
47 예쁘게 지은 DECAGRAM의 집 [3] 구인회 2014.02.07 4037
46 이런 날엔 [2] 하늘 2010.12.14 4068
45 독수리가 되어 [5] 물님 2010.08.30 4079
44 경각산 가는길 [2] 요새 2010.11.18 4080
43 특별한 선물 [2] 하늘 2010.12.20 4090
42 참사람이 사는 법 - [1] 물님 2010.10.10 4095
41 가련하다 여기지 마세요 [4] 이슬 2010.09.08 4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