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6859
  • Today : 454
  • Yesterday : 1071


걸음마

2012.11.30 06:34

도도 조회 수:2317

걸음마

 

나는 기어간다.

젖 냄새 향기로운

당신을 향하여

나는 섰다가도

기어가는 게 빠르다.

 

당신은 나를 서서

걸어오라 하신다.

나는 양팔을 벌려

균형을 잡고

한두 발 걷다가 쓰러지면

그 자리엔 항상

당신이 계신다.

나의 양팔은 한 순간 넘어지지만

당신의 양팔은 항상 벌려져 있어

잡고 서다가 놓고 서다가

혼자서 걷는 나

비척이다 넘어지는 나

 

황량한 들판으로

세찬 바람 속으로

산꼭대기까지

그 어디라도

 

손뼉치며 안아주시는

부드러운 목소리 들리는

오늘 나는

당신을 향하여

열 발도 넘게 간다

 

20121129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0 안시성 옹기 터에서 [2] 지혜 2011.08.27 2162
49 눈물의 나이 [1] 지혜 2011.09.13 2161
48 삶의 적정 온도 [2] 지혜 2011.08.29 2158
47 사포리 들판에서 지혜 2011.10.27 2153
46 가을 편지 [1] 지혜 2011.09.19 2153
45 거기로 가라 [1] 지혜 2011.09.12 2149
44 손자 [1] 지혜 2011.10.13 2147
43 그냥 곁에 있어보아라 [1] 지혜 2011.11.12 2146
42 새벽 풍경 [1] 지혜 2011.09.15 2143
41 새벽, 시인 [3] 지혜 2011.12.20 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