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2359
  • Today : 831
  • Yesterday : 843


눈 / 신경림

2012.12.24 23:00

구인회 조회 수:2993

           눈 / 신경림



      내 몸이 이 세상에 머물기를 끝내는 날
      나는 전속력으로 달려 나갈 테다
      나를 가두고 있던 내 몸으로 부터
      어둡고 갑갑한 감옥으로 부터

      나무에 붙어 잎이 되고
      가지에 매달려 꽃이 되었다가
      땅속으로 스며 물이 되고 공중에 솟아 바람이 될테다
      새가 되어 큰곰자리 전갈자리까지 날아올랐다가
      허공에서 하얗게 은가루로 흩날릴 테다

      나는 서러워하지 않을 테야
      이 세상에서 내가 꾼 꿈이
      지상에서 한갓 눈물자국으로 남는다 해도
      이윽고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때 가서 다 잊는다 해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3 꼬리잡기 [5] 운영자 2008.09.15 2990
92 내 똥에서 나온 반딧불 [1] 운영자 2007.07.19 2989
91 김남주, 「추석 무렵」  물님 2011.09.14 2988
90 분수 -물님시 [1] file 하늘꽃 2007.08.29 2988
89 나는 나날이 운영자 2008.06.18 2985
88 거룩한 바보처럼 물님 2016.12.22 2983
87 물님의 시 - 화순 운주사 운영자 2007.08.19 2983
86 세월이 가면 물님 2015.02.20 2981
85 바다 [3] 이상호 2008.09.08 2980
84 진정한 여행 물님 2017.02.24 29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