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6139
  • Today : 368
  • Yesterday : 1043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4296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3 별속의 별이 되리라 -잘라루딘 루미 구인회 2012.06.30 4286
202 낙화 - 이 형기 물님 2012.10.23 4286
201 간절 - 이재무 물님 2012.09.06 4292
200 벼를 읽다 [1] file 하늘꽃 2007.01.30 4293
» 가을 저녁의 시 [1] 물님 2010.11.18 4296
198 거울 물님 2012.07.24 4298
197 예수에게.1 / 물 [1] file 하늘꽃 2007.09.01 4301
196 차안의 핸드폰 [3] file 하늘꽃 2009.01.13 4304
195 폼 잡지 말고 [1] 하늘꽃 2011.06.02 4308
194 [3] 운영자 2008.10.13 4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