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등뼈
2011.06.13 23:40
세상의 등뼈
정끝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것
혈혈단신 땅에 묻힌 너의 뿌리 끝을 일깨우며
배를 대고 내려 앉아 너를 기다려준다는 것
논에 물을 대주듯
상처에 눈물을 대주듯
끝 모를 바닥에 밑을 대주듯
한 생을 뿌리고 거두어
벌린 입에
거룩한 밥이 되어준다는 것, 그것은
사랑한다는 말 대신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43 | 오규원, 「겨울숲을 바라보며」 | 물님 | 2012.01.02 | 2468 |
242 | 눈 / 신경림 | 구인회 | 2012.12.24 | 2468 |
241 |
초 혼(招魂)
[1] ![]() | 구인회 | 2010.01.28 | 2469 |
240 | 봄은 울면서 온다 | 도도 | 2014.03.25 | 2469 |
239 | 희망가 | 물님 | 2013.01.08 | 2470 |
238 | 선생님 [5] | 하늘꽃 | 2008.11.22 | 2471 |
237 | 갈 대,, `신경림 | 구인회 | 2010.03.15 | 2471 |
236 | 어디 숨었냐, 사십마넌 | 물님 | 2009.08.31 | 2473 |
235 | 사랑이 명령하도록 하라 [2] | 물님 | 2016.02.05 | 2473 |
234 |
그대들의 문은 열려있습니다
[3] ![]() | 구인회 | 2009.06.13 | 247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