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4498
  • Today : 803
  • Yesterday : 1199


세상의 등뼈

2011.06.13 23:40

물님 조회 수:4553

 

 

세상의 등뼈

                       정끝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것
혈혈단신 땅에 묻힌 너의 뿌리 끝을 일깨우며
배를 대고 내려 앉아 너를 기다려준다는 것

논에 물을 대주듯
상처에 눈물을 대주듯
끝 모를 바닥에 밑을 대주듯
한 생을 뿌리고 거두어
벌린 입에
거룩한 밥이 되어준다는 것, 그것은
사랑한다는 말 대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3 인생을 말하라면 물님 2011.12.05 4337
242 바닷가에서 요새 2010.07.21 4331
241 문태준 - 급체 물님 2015.06.14 4330
240 나는 당신의 마음을 지니고 다닙니다 [1] 물님 2010.03.17 4329
239 초파일에 [2] file 도도 2009.05.02 4329
238 천사 [2] 하늘꽃 2008.05.14 4329
237 독일 발도로프학교 아침 낭송의 시 물님 2009.04.16 4325
236 풀 - 김수영 [1] 물님 2011.12.11 4320
235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1] 물님 2011.10.10 4318
234 매미 -이병창 [1] file 하늘꽃 2007.08.29 4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