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3863
  • Today : 989
  • Yesterday : 1340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1758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3 행복 요새 2010.07.20 1704
302 이별1 도도 2011.08.20 1705
301 이기인- 소녀의 꽃무뉘혁명 [1] 물님 2012.01.13 1705
300 간절 - 이재무 물님 2012.09.06 1705
299 새벽밥 물님 2012.09.04 1709
298 별속의 별이 되리라 -잘라루딘 루미 구인회 2012.06.30 1710
297 눈동자를 바라보며 물님 2009.03.25 1711
296 「짐승이 되어가는 심정」 물님 2012.08.13 1711
295 둥우리여 - 백글로리아 [2] 구인회 2012.09.26 1711
294 음악 [1] 요새 2010.03.19 1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