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
2013.02.28 17:27
고해
무서운 거라고
세상이 아닌
먹지 못한 밥이 무서운 거지
육신의 끼니만 꼬박 챙기고
위로 아래로
왼쪽 오른쪽으로도 먹지 못했던 밥
그 밥의 눈물이 시방 두려운 거지
저리 뚝뚝 떨어지다가
내 발등을 뚫어버릴까 봐
그 밥의 눈물이 무서운 거지
아니지 아니지
여전히 도망칠 궁리만 하는 내 발이 두려운 거지
끼니는 거르지 않으면서 뒤도 안 보는 내가 내게 미안한 거지
혼 없는 한숨이 너무 무서운 거지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210 | 눈 먼 새에게 [1] | 지혜 | 2011.09.05 | 1990 |
| 209 | 손자 일기 2 [1] | 지혜 | 2011.12.24 | 1991 |
| 208 | 빚에서 빛으로 [1] | 지혜 | 2012.11.21 | 1991 |
| 207 | 봄밤 [3] | 물님 | 2012.05.03 | 1993 |
| 206 | 대목大木 [1] | 지혜 | 2012.09.13 | 1994 |
| 205 | 봅볕 아래에서 [1] | 지혜 | 2012.04.27 | 1999 |
| » | 고해 [2] | 지혜 | 2013.02.28 | 2011 |
| 203 | 수레 | 지혜 | 2012.08.23 | 2012 |
| 202 | 동면 걷기 [1] | 지혜 | 2013.01.21 | 2022 |
| 201 | 손자 가라사대 [1] | 지혜 | 2012.11.08 | 2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