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29250
  • Today : 592
  • Yesterday : 1410


담쟁이

2014.05.13 06:28

물님 조회 수:2028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3 그 꽃 [1] 물님 2009.11.22 2072
312 나는 천개의 바람 [2] 물님 2010.01.24 2067
311 톱과 낫 거두기 [3] file 이중묵 2009.01.17 2066
310 사랑하는 별하나 [1] 불새 2009.09.24 2056
309 박재삼, 「가난의 골목에서는 [2] 물님 2013.01.23 2054
308 사대원무주 四大元無主 [7] file 구인회 2010.02.06 2054
307 나는 당신의 마음을 지니고 다닙니다 [1] 물님 2010.03.17 2053
306 10월 [1] 물님 2009.10.12 2045
305 마지막 향기 [2] 만나 2011.03.16 2036
» 담쟁이 물님 2014.05.13 2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