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3216
  • Today : 814
  • Yesterday : 874


물.1

2010.07.22 19:55

요새 조회 수:2954

      

                                                                              이병창

 

        나는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태초의 하늘을 떠돌다가 오늘은

        이승의 우물물로 고여 있다 해도

        나는 한 번도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흘러가는 시냇물

       파도치는 바다에서

       나는 나로 춤을 추고 있었을 뿐

 

      나는 나이를 먹어 본 적도 없소

      나는 어떤 추억도 없이

      여기에서 여기로 흐르고 있 을 뿐

       꽃샘바람과 함께 흩날리는

       봄눈과 함께 나는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돌아가고

       있을 뿐

 

       나는 어느 하늘 어느 땅에서도

       머물러 본 적이 없소

      나는 이전에 누구를 만난 적도 없소

      한 점의 후회도 없이

      나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나로

      지금 흘러가고 있을 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3 가장 좋은 선물은 ? 물님 2010.12.23 3315
222 [3] 운영자 2008.10.13 3313
221 삶이 하나의 놀이라면 물님 2012.04.07 3311
220 비상 - 김재진 [3] 만나 2011.03.06 3311
219 풀꽃 [1] 물님 2010.12.30 3308
218 가을 저녁의 시 [1] 물님 2010.11.18 3308
217 포도가 저 혼자 file 요새 2010.07.18 3304
216 호수 -문병란 물님 2012.05.23 3300
215 눈동자를 바라보며 물님 2009.03.25 3300
214 나는 나 I 마에스터 에크하르트 (Master Eckhart) 구인회 2012.07.24 32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