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3116
  • Today : 714
  • Yesterday : 874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3383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3 남명 조식 물님 2022.07.28 3341
232 오래 되었네.. [1] 성소 2011.08.10 3335
231 눈물 [1] 물님 2011.12.22 3327
230 길 잃고 [1] 물님 2011.01.12 3327
229 꿈 길에서 1 요새 2010.03.15 3326
228 웅포에서 요새 2010.12.05 3324
227 거울 물님 2012.07.24 3321
226 숯덩이가 저 혼자 [2] 요새 2010.02.04 3320
225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3313
224 [3] 운영자 2008.10.13 32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