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1120
  • Today : 1496
  • Yesterday : 966


톱과 낫 거두기

2009.01.17 12:56

이중묵 조회 수:2131




톱과 낫 거두기 / 이중묵


공단 안의 버려진 빈터에서
아카시는 삼 년을 자랐고
그 아래서
작년에 죽은
갈대 줄기, 개망초 그림, 쑥대 그림과
새로 난 그 자식들의 줄기들과
올해 찾아온 오월이 키 재기를 한다.
얼키설킨 덤불이 쓸모 없다며, 나는
벌써 어떤 톱과 낫을 냈다.
아카시는 오월 향을 날리고
갈대 쑥대 개망초는
여기저기에서 뱉어내는
냄새를 먹고 있었다.
마음 빈 데에 버려진 수풀 속 하나가
제 하는 일의 이름을 묻는다
나는 그대인 나에게 묻고
어떤 톱과 낫을 거둔다.
나의 톱과 낫을 거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3 박재삼, 「가난의 골목에서는 [2] 물님 2013.01.23 2118
92 그 꽃 [1] 물님 2009.11.22 2124
91 박성우, 「소금창고 물님 2011.10.24 2127
» 톱과 낫 거두기 [3] file 이중묵 2009.01.17 2131
89 세가지의 영혼, 세가지의 기도 [2] 물님 2009.07.02 2141
88 짧은 전화 긴 여운 - 오리지날 버전으로 [3] 도도 2009.09.28 2143
87 꽃자리 물님 2013.02.14 2145
86 좋아하는 노래 : '청보리밭의 비밀' [2] 수행 2011.03.22 2150
85 램프와 빵 물님 2014.02.10 2158
84 고독 [4] file sahaja 2008.05.18 2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