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2017.02.19 08:06
다가온 100세 시대… 무형자산 늘려라
- ▲ 린다 그래튼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
이 수업의 주인공은 린다 그래튼(Gratton·62)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다. 장수의 축복이 어느새 저주가 돼버린 이 시점에 그래튼 교수는 "지금까지 '학교-직장-은퇴' 3단계로 나뉜 인생의 프레임부터 바꿔야 한다"며 "100세 인생을 행복하게 누리기 위해서는 앞으로 '늘어나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영학계 오스카상이라는 '싱커스 50(Thinkers 50)'에 2011~2015년 연속 선정됐다.
그래튼 교수는 지난해 6월 같은 학교 교수 앤드루 스콧과 함께 출간한 신간 '100세 인생(The 100-Year Life)'을 통해 연장된 수명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한 방법을 소개했다. 책에서 그는 '유형 자산', 즉 돈만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긴 인생의 여정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가족, 친구, 연인, 건강, 유연함 등 다양한 무형 자산도 보유해야 한다. 특히 유연함이 중요하다. 결국 우리는 살면서 여러 직업을 경험하게 될 것이고, 여러 국가에서 살아볼 확률도 높다. 새로운 경험에 열려 있고,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성향은 100년의 인생을 건강하게 살아가는 큰 자산이 될 것이다."
- ▲ 100세 시대에는 좋은 삶을 누리기 위해 돈(유형 자산)뿐 아니라 기술과 지식, 건강과 우정, 변화에 대한 적응력 등 무형 자산도 똑같이 중요해진다.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의 삶을 잘 살기 위해선 새로운 삶의 단계와 순서를 재설계해야 한다.
은퇴·정년 개념 사라져
―100세 시대를 연구하게 된 이유가 있나.
"지난해 서구권 국가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절반은 평균 예상 수명이 105세다. 100세 시대는 우리의 생각보다 빨리 다가오고 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의 대다수는 최소 90대까지 살 것이다.
―어떤 '당연한 것'들이 사라지나.
"은퇴 혹은 정년이라는 개념이 사라질 것이다. 앞으로 사람들은 더 오래 일해야 한다. 당연한 소리 같겠지만, 대학 졸업 후 20~30년간 열심히 일하고 은퇴 후 연금으로 소소하게 노년을 즐기는 모습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그러면 70~80대도 30~40대처럼 일하게 된다는 얘기인가.
"기업은 앞으로 60세에 직원을 내보낼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을 실직으로 내몰면 그만큼 경제적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70~80대가 직장을 가질 수 있단 얘기도 아니다. 급변하는 고용시장에서 그들이 생산성을 유지하려면 새로운 스킬에 대한 근본적인 투자가 중요하다. 만약 당신이 은퇴를 앞둔 40대라면, 야근과 주말 근무로 회사에 온 힘을 쏟는 대신 여가 시간에 능력을 재창조하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어떤 능력을 키워야 하나.
"무형 자산을 키워야 한다. 예컨대, 배움은 풍부한 삶을 살기 위한 필수 요소다. 이를 '생산적 자산'이라고도 하는데, 궁극적으로 유형 자산, 즉 돈을 벌게 해주는 초석이 된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지식은 수입 잠재력을 높인다. 과거에는 대학을 졸업하는 것으로 학습이 끝나는 경우가 대다수였지만, 100년 인생은 '100년의 공부'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전문성을 습득하는 것은 평생의 작업이 될 것이다."
새 기술 배우고 개인 네트워크 가져야
―인적 네트워크도 중요하다고 했다.
"가족, 친구 등 인간관계 역시 '생산적 자산'에 속한다. 좋은 평판에 대한 중요성은 새로운 분야에 진입할 때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이를 개인 브랜드 구축이라고 볼 수도 있다. 개인적 경험에 비추어봐도 그렇고, 최근 연구 결과가 뚜렷이 보여주는 사실이 하나 있다. 60대가 넘어서면 어려움을 겪을 때 어깨를 빌려 줄 새 친구를 사귀기 어렵다. 100년의 세월 동안 행복한 삶을 누리고 싶다면, 친구를 사귀고, 인맥을 넓히는 일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건강도 중요하지 않나.
"그렇다. 건강은 무형 자산 중 '활력 자산'이라고 부른다. 건강한 식습관, 규칙적인 운동, 스트레스 관리는 긴 삶을 행복하게 사는 데 결정적이다. 물론 더 오래, 젊은이들만큼 일할 수 있게 하는 중요 자산이기도 하다."
―70~80대에게 필요한 능력이 또 있나.
"평생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 즉 '변형 자산'이 필요하다. 삶에 대한 유연한 자세는 무엇보다 중요해질 것이다. 100년을 사는 동안 우리는 최소 2~3개 이상의 직업을 경험하게 될 것이고, 다양한 도시, 혹은 다양한 국가에서 살게 될 경우도 많아질 것이다."
―70~80대가 젊은 층보다 업무 면에서 더 유리한 능력도 있지 않나.
"70~80대를 하나의 특성으로 분류하려는 관점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이 또한 바꿔야 한다. 보통 어릴수록 한 가지 특성으로 그 세대를 분류하기 쉽지만, 윗세대는 다르다. 살아온 환경, 경험에 따라 70~80대는 젊은 층보다 훨씬 더 다양한 성향을 지니고 있다. 어떤 이들은 아이디어를 내는 데 강점이 있을 수 있고, 어떤 사람은 글을 잘 쓰거나, 회계 업무를 잘 볼 수도 있다. 세월의 경험으로 누적된 능력은 개인의 특성을 강화시킨다. 이 때문에 그들을 하나의 세대로 카테고리화해서 모두 비슷한 능력을 보유할 거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2/17/2017021701750.html#csidx3209e637f65f8b3a3a3ad0b32165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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