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1036
  • Today : 914
  • Yesterday : 927


벼 - 물

2011.12.24 21:18

물님 조회 수:2454

 

 

 

 

내가 한 알의 씨앗으로 떨어진 이후

참 정신 없이 살아왔었지

나는 삶이란 싸움이요.

투쟁인 줄 알았어

온몸으로 부대끼는 고통의

연속인 줄 알았지

반란의 창날 같은 자존의

끝을 세우며

숨막히는 무더위와

땡볕으로 갈라지는 논바닥에서

내가 늘어진 적이 몇 번이었던가

그 흔절의 현기증 속에서

지옥이란 저승에 있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지

지금은 시월

나는 서늘한 바람을 온몸으로 즐기며

흔들리고 있지

씨앗이 열매가 되고

열매가 다시 씨앗이 되는 세월 속에

나의 하늘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지

세상은 늘 좋은 일만 있는 것임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0 걸음마 [1] 도도 2012.11.30 2457
179 가을비 [1] 지혜 2012.10.19 2461
178 별 -- 향기 [2] 물님 2012.12.13 2461
177 최강 무기 [1] 지혜 2011.12.06 2462
176 씨앗의 힘 [2] 지혜 2011.10.12 2469
175 [2] 물님 2011.07.24 2476
174 8월의 코스모스 [1] 지혜 2011.08.12 2479
173 그 사이에 [1] 지혜 2011.08.04 2481
172 닫혀진 아침 [1] 지혜 2011.10.11 2483
171 삶의 자전거타기 [1] 지혜 2011.07.31 24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