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2014.05.13 06:28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13 | 눈 / 신경림 | 구인회 | 2012.12.24 | 1743 |
312 | 가을의 기도 | 물님 | 2012.11.11 | 1825 |
311 | 마음의 지도 | 물님 | 2012.11.05 | 1699 |
310 | 그대는 웃으려나 /함석헌 | 구인회 | 2012.10.27 | 1704 |
309 | 낙화 - 이 형기 | 물님 | 2012.10.23 | 1697 |
308 | 눈물과 미소 -칼리지브란 | 구인회 | 2012.10.22 | 2199 |
307 | 모든 것을 사랑에 걸어라 / Rumi | 구인회 | 2012.10.12 | 1707 |
306 | 진은영, 「훔쳐가는 노래」 | 물님 | 2012.10.09 | 1670 |
305 | 山 -함석헌 | 구인회 | 2012.10.06 | 1737 |
304 | 둥우리여 - 백글로리아 [2] | 구인회 | 2012.09.26 | 167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