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2170
  • Today : 758
  • Yesterday : 1081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4108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3 멀리 가는 물 [1] 물님 2011.05.24 4295
132 한동안 그럴 것이다 물님 2011.05.05 4297
131 박재삼, 「가난의 골목에서는 [2] 물님 2013.01.23 4297
130 원시 -오세영 물님 2012.07.01 4307
129 10월 [1] 물님 2009.10.12 4308
128 포도가 저 혼자 하늘꽃 2007.09.15 4309
127 박성우, 「소금창고 물님 2011.10.24 4321
126 그대가 곁에 있어도 물님 2011.01.17 4326
125 경각산 가는 길 file 운영자 2007.09.09 4329
124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file 이중묵 2009.01.24 4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