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토끼 "쵸코" !
동시. 구서영
밥을 줘도 마음에 안들면
엎어버리지만
똥을 눠서 그 냄새로
피해를 주지만
털을 날려서 그 털로
피해를 주지만
언제나 자기 맘대로
이기적이지만
그래도 정말 고마워
내 곁에 있어 줘서
나를 보고 웃어 줘서
같이 산책해줘서
나를 좋아해 줘서
그리고
내 가족이 되어줘서
눈가에 마스카라를 그린 듯 검정 반점이 있어서
지은 이름이 쵸코
다른 동물과 달리 집 안에 토끼 키운다는 것이 영 내키는 일이
아니지만 이 녀석과 같이 산 지도 이 년이 다 되어갑니다.
사실 먹을 것 챙겨 줘야지, 털은 자꾸 빠지지, 배설물 치워야지
여간 성가신 일이 많은 게 아닙니다.
게다가 배고프면 토끼 쵸코 성질이 좀 까칠해지기까지 하지요.
ㅇㅣ판사판 제 밥그릇을 엎어버리거든요.
먹을 것 앞에서는 사람이나 짐승이나 별 차이가 없어 보여요.
그래도 이 녀석과 사는 게 괜챦은 점도 여럿 있습니다.
그 중 한가지는 토끼도 뭔 말을 하겠지만 사람은 토끼 말을
알아 들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하면 밥그릇 엎는 것 말고 시끄럽게 안 한다는 말이지요
다음은 과일이나 채소 껍질과 같은 것을제법 잘 먹습니다.
채소나 과일 부산물은 버릴게 없이 토끼가 다 분쇄해 줍니다.
또 한가지 좋은 점은 토끼가 원래 순하고 착해 보이쟎아요.
독한 사람 앞에서 독해지고 착한 사람 앞에서 착해지는 것처럼
착한 토끼 앞에서 성질을 내거나 싸남을 피우기 어렵지요.
심성을 교감하고 정화하는 데 토끼가 좋은 영향을 줍니다.
또, "산토끼 토끼야" 누구나 즐겨 부르는 동요 가사에도 있듯이
동심의 세계로 안내하는 데 토끼만한 동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수인이는 쵸코를 동생처럼 여기고 누나 노릇을 하고 있지요.
토끼 쵸코를 안고 있는 모습을 보세요.
토끼를 안고 있는 수인이나 품에 안긴 쵸코나 사람과 짐승이
아닌 가족처럼 보이지 않는가요?
서영이 동시에서 "내 가족이 되어줘서" 고맙다고 한 것처럼
말 못하는 짐승도 가족이 되어가고 한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토끼 쵸코와의 인연을 통해서 해봅니다.
참 토끼가 좋은 점 하나를 빠뜨렸네요.
토끼가 채식만 해서 그런지 토끼똥은 냄새가 나지 않는답니다.
'sial
수인아, 초코를 통해 깨달음을 주는구나
수인이의 삶 속에서 우러나온 시가 감동 백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