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1493
  • Today : 328
  • Yesterday : 1043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2616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3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물님 2012.07.01 2516
262 당신의 모습 [1] 물님 2009.09.01 2517
261 지금 봉선화를 찾으시나요? [5] 하늘꽃 2008.08.26 2518
260 사랑이 명령하도록 하라 [2] 물님 2016.02.05 2518
259 시론 물님 2009.04.16 2521
258 가을의 기도 물님 2012.11.11 2522
257 언젠가도 여기서 [1] 물님 2012.06.18 2523
256 새벽밥 물님 2012.09.04 2523
255 풀 -김수영 물님 2012.09.19 2523
254 설 밑 무주시장 / 이중묵 이중묵 2009.03.03 2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