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0286
  • Today : 1177
  • Yesterday : 1057


한동안 그럴 것이다

2011.05.05 06:28

물님 조회 수:4136

 

 

     한동안 그럴 것이다

                              윤 제림

한 젊은 부부가,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운 아이를
공원에 데리고 와서 사진을 찍는다.
그네 위에 걸터 앉혀 놓고 이리 찍고 저리 찍고,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저러다가 어느 날, 언제부터인가
사진 찍는 것을 잊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곤,
잠시 놀라지만
이내 잊어버린다.

아이가 자신들의 가슴속에
푸욱 들어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이는 한동안 부모의 가슴에 갇혀 자란다.
그러다가 어느날,
아이는 부모의 가슴에 난 작은 틈을 찾아내
문을 낸다,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간다.
그 문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데리고 온다.

또 어느 날엔,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 하날
양손에 붙들고 와서 저렇게 사진을 찍는다.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3 순암 안정복의 시 물님 2015.02.17 3825
162 연애시집 - 김용택 [2] 물님 2010.10.29 3821
161 귀를 위하여 /물님 하늘꽃 2007.09.14 3820
160 행복 요새 2010.07.20 3818
159 봄날에 [1] 요새 2010.01.01 3818
158 신록 물님 2012.05.07 3813
157 빈 들판 - 이 제하 물님 2012.05.07 3811
156 고향집 오늘밤 / 이중묵 이중묵 2009.04.06 3811
155 봄밤 - 권혁웅 물님 2012.09.20 3810
154 나비 / 류 시화 [1] file sahaja 2008.06.16 3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