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4782
  • Today : 770
  • Yesterday : 916


웅포에서

2008.06.24 18:53

하늘꽃 조회 수:2598

입춘이 지난 철새들은
근질거리는 날개짓으로
시베리아의 꿈을 털고 있다. <하늘꽃은 여기서 감동받아 얼어버렸다>


배들은 모두 떠나가고
물그림자만 길게 남아서
옛 이름을 지키고 있는 웅포
내 소년기의 영혼의 성감대를
열어젖히던 덕양정의 갈대 소리가
오늘은 더욱 푸근하다.


세상은 변한 건 없다.
새롭게 모양 낸 강둑을 따라
여전히 하루에 두 번씩 오고 가는
조수의 흐름처럼
나도 때맞춰 너에게
오고 갈 뿐.


이제는 피도 눈물도 썩고 썩어서
어떤 대책도 없는 황토빛으로
흘러가는 금강
아침 노을보다는
더욱 황홀한 석양 끝에 서서
나는 또 기다리고 있다.
네가 질 때까지.         

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3 꽃 꺾어 그대 앞에 [1] file 구인회 2010.01.30 2775
192 신현락, 「고요의 입구」 물님 2013.01.08 2779
191 한동안 그럴 것이다 물님 2011.05.05 2780
190 산수유 댓글 file 심영자 2008.03.29 2782
189 석양 대통령 물님 2009.05.13 2782
188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에 [1] 요새 2010.03.19 2788
187 이장욱, 「토르소」 물님 2012.03.27 2793
186 경북군위 인각사 초청 시낭송 file 운영자 2007.08.19 2794
185 초파일에 [2] file 도도 2009.05.02 2796
184 나는 배웠다 / 샤를르 드 푸코 [1] file 구인회 2010.07.27 27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