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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노래

2010.07.28 01:38

요새 조회 수:2914

                                                             이해인

 

   

       1

       구름도 이젠

       나이를 먹어 담담하다 못해

       답답해졌나?

 

        하늘 아래

        새것도 없고

        놀라울 것도 없다고

        감탄사를 줄였나?

 

        그리움도 적어지니?

        괴로움도 적어지지?

 

        거룩한 초연함인지

        아니면 무디어서 그런 건지

        궁금하고 궁금하다

 

        대답해주겠니?

 

       2

       나의 삶은

       당신을 향해 흐르는

       한 장의 길고 긴

       연서였습니다.

 

       새털구름

       조개구름

       양떼구름

       꽃구름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여러 형태의 무늬가 가득하여

       삶이 지루한 줄 몰랐습니다.

 

       오늘도 나는

       열심히 당신을 찾고 있군요

       내 안에는 당신만 가득하군요

 

       보이는 그림은 바뀌어도

       숨은 배경인 내 마음은

       바뀌지 않았다고

 

       나는 구름으로 흐르며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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