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기도 -김현승
2011.10.18 05:16
가을의 기도
김 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53 | 서정주, 「푸르른 날」 | 물님 | 2012.09.04 | 1896 |
152 | 원시 -오세영 | 물님 | 2012.07.01 | 1894 |
151 | 확신 [2] | 이상호 | 2008.08.03 | 1891 |
150 | 꽃눈 | 물님 | 2022.03.24 | 1890 |
149 | 순암 안정복의 시 | 물님 | 2015.02.17 | 1890 |
148 | 뉴욕에서 달아나다 | 물님 | 2012.06.04 | 1884 |
147 |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에 [1] | 요새 | 2010.03.19 | 1882 |
146 | 시론 | 물님 | 2009.04.16 | 1882 |
145 | 사철가 [1] | 물님 | 2009.03.16 | 1882 |
144 | 찬양 [6] | 하늘꽃 | 2008.09.25 | 18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