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4737
  • Today : 336
  • Yesterday : 1527


오규원, 「겨울숲을 바라보며」

2012.01.02 07:25

물님 조회 수:2008

 
오규원, 「겨울숲을 바라보며」
 
겨울 숲을 바라보며
완전히 벗어버린
이 스산한 그러나 느닷없이 죄를 얻어
우리를 아름답게 하는 겨울의
한 순간을 들판에서 만난다.
 
누구나 함부로 벗어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욱 누구나 함부로 완전히
벗어버릴 수 없는
이 처참한 선택을
 
겨울 숲을 바라보며, 벗어버린 나무들을 보며, 나는
이곳에서 인간이기 때문에
한 벌의 죄를 더 얻는다.
 
한 벌의 죄를 더 겹쳐 입고
겨울의 들판에 선 나는
종일 죄, 죄 하며 내리는
눈보라 속에 놓인다.
 
 
 
시_ 오규원 - 1941년 경남 밀양 삼랑진 출생. 1965년《현대문학》에 「겨울 나그네」가 초회 추천되고, 1968년 「몇 개의 현상」이 추천 완료되어 등단. 시집으로 『분명한 사건』『순례』『사랑의 기교』『왕자가 아닌 한 아이에게』『이 땅에 씌어지는 서정시』『가끔은 주목받는 생이고 싶다』『사랑의 감옥』『길, 골목, 호텔 그리고 강물소리』『새와 나무와 새똥 그리고 돌멩이』『두두』 등이 있고, 시론집으로 『현실과 극기』『언어와 삶』『날이미지와 시』『현대시작법』 등이 있음. 현대문학상, 연암문학상, 이산문학상, 대한민국예술상 등을 수상함. 2007년 2월 작고함.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3 포도가 저 혼자 하늘꽃 2007.09.15 2371
272 희망 [8] 하늘꽃 2008.08.19 2353
271 "되어보기" 를 가르쳐 주는 시(3차 심화과정 중) [4] 포도주 2008.08.11 2348
270 편지 [5] 하늘꽃 2008.08.13 2339
269 눈물과 미소 -칼리지브란 구인회 2012.10.22 2334
268 기뻐~ [1] 하늘꽃 2008.03.19 2305
267 벼를 읽다 [1] file 하늘꽃 2007.01.30 2291
266 조국을 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2] 하늘꽃 2008.02.06 2286
265 봄 눈 / 물 [2] 하늘꽃 2008.02.22 2275
264 보내소서~힘 되도록~ [2] 하늘꽃 2008.06.06 2274